맛있는 일기 구편, 버섯 오일 파스타
2024년 10월 30일 점심식사
전 편 일기를 본 사람은 대충 눈치챘을 것이다. 우리 가족 식사는 남편이 보통 책임진다는 걸. 남편은 요리에 진심이고, 손도 빠르고 음식도 잘해서, 자연스럽게 나는 설거지 담당이 되었다. 그런데 오늘은 점심시간에 남편보다 일찍 집에 도착했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전날 먹은 너무 맛있었던 버섯이 남아있네, 알리오 올리오 베이스의 스파게티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오늘 점심은 내가 총대를 매기로 했다. 왜인지 맛있게 잘 될 것 같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버섯 오일 파스타
일단 버섯은 강한 불에 먼저 노릇노릇 구워주었다. 뜨거운 팬에 올리고 노릇노릇 익으면 한번 정도만 뒤집어 준다. 팬에서 꺼내기 전에 올리브유와 다진 마늘, 소금을 휘리릭 뿌려주고 센 불에 한 두 바퀴 돌려주며 맛을 살려준다. 준비된 버섯은 한쪽에 옮겨두고, 끓는 물에 굵은소금 넣고 파스타를 넣어준다.
파스타가 익어가는 동안, 알리오올리오페페론치노 베이스 오일을 준비해준다. 올리브유에 마늘, 페페론치노만 넣고 타지 않게 중불로 마늘 향 페페론치노 향을 살려주었다.
파스타가 다익은 뒤 준비해 뒀던 오일에 파스타, 버섯을 넣고 물도 살짝 넣고 잘 섞어준다. 강불로 해줘야 맛이 잘 살고 오일이 크리미 해진다. 다 된 파스타를 접시에 옮기고 전날 쓰고 남은 볶은 깨를 솔솔 뿌려주고 파미쟈노를 대충 갈아 올려준다. 완! 성!
오늘의 식사평
알리오 올리오 같은 오일 파스타는 간단하지만 가끔 자칫하면 너무 마르게 될 수 있는데 오늘은 촉촉한 버섯향으로 정말 크리미하고 맛있게 잘 됐다. 입맛 까다로운 남편이 허겁지겁 맛있다고 먹으며 엄지척을 하니 어깨가 솟아오르기 시작한다. 고소한 통깨향과 노릇하게 익은 쫄깃한 버섯, 치즈와 같이 먹으면 짭조름해서 맛이 두 배가 되는 정말 맛있었던 점심식사. 나도 한입 먹을 때마다 입안에 퍼지는 마늘 향, 페페론치노 향과 버섯 향의 조화에 어깨가 저절로 들썩였다.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요리잘알 남편과 8년째 함께 하다 보니 나도 가끔 이렇게 맛있는 요리를 할 때가 있다. 그럼 스스로가 그렇게 대견하고 뿌듯하다.
Lana, 30/10/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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