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ITALY

이탈리아 남부, 부츠 굽 담당 풀리아를 소개합니다

연K 2024. 10. 26. 01:49

며칠 전 아빠에게 카톡 하나가 왔다. TVN에서 <텐트 밖은 유럽> 첫 방송을 보는데 바리, 돌로미티 등 내가 알만 한 곳이 많이 나온다고. 한국어로 적힌 ‘폴리냐노 아 마레’ TV화면을 찍어서 보여줬다. 풀리아 출신 남편이 처음 풀리아로 초대했을때 데려간 곳이다. 지인들이 날 보러 풀리아에 올 때에도 종종 데려가는 곳인데 한국 TV화면에 나오는 걸 보니 반가웠다.

2023 여름 폴리냐노아마레(Polignano a mare)


풀리아는 내 남편 고향이라 롱디할 때 학교 방학 때마다 얼굴 보러 갔던 곳이고, 재작년 1년 동안 살았던 곳이기도 하다. 로마, 베니스 같이 이탈리아 하면 딱 떠오르는 지역은 아니지만 독일인들 등 유럽관광객들에게는 아름다운 바다와 음식 등으로 꽤 인기 있는 여행지다.
 
여기 현지인들도 특색 있는데, 굉장히 여유롭고 친근하고 재미있는 편이다. 빨리빨리의 도시 서울의 바쁜 삶이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답답할 수도 있다. 서울 태생이어도 늘 그 스피드를 따라가는데 힘이 부쳤던 나에게는 딱 좋았다. 풀리아에 갈 때마다 시계가 훨씬 천천히 돌아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고, 진짜 여유를 갖고 산다는 것의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

(실제로 서울 살 때 우리 집에는 거실 포함 가족들 방마다 시계가 있었는데, 남편집에 처음 놀러가서 딱 하나 있는 부엌 시계마저 고장나 있는 걸 보고 꽤나 충격을 받았었다. 약속시간 정할 때도 6-7시쯤?하고 다모이면 8시가 되는 그들, 이젠 나도 익숙해졌다.)
 
그 밖에도 다양한 매력이 넘치는 지방이라 대부분 풀리에제(파리사는 사람을 부르는 말 파리지앵처럼 풀리아사람을 부르는 말, Pugliese)들도 본인 출신 지역에 굉장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풀리에제들이 서로 아름다운 풀리아를 공유하는 한 인스타그램 페이지가 있는데, 이름이 @nononveniteinpuglia 이다. 번역하면, "아뇨, 풀리아에 오지마세요." 나만 알고 싶은 마음 알 것도 같다. 인스타그램 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맛있는 음식 사진, 환상적인 바다 사진으로 가득하다. 현지인들의 추천을 받아 여행지를 고르고 싶다면 인스타그램 페이지를 참고해 봐도 좋을 것 같다.

내가 살던 집 마당, 올리브 나무가 사방에 깔려있는 풀리아

여태까지 한국 지인들이 이탈리아 어디사냐고 물으면 풀리아는 잘 모르니까 남부라고 대충 알려주면 보통 나폴리? 포지타노? 하고 되묻곤 했다. 그럼 나는… 이탈리아 지도 부츠 모양에서 신발굽을 담당하는 지방이라고 설명하곤 했다. 지금은 이사를 해서 더이상 풀리아에 사는건 아니지만 명예 풀리에제로서 이 참에 풀리아 자랑을 하나씩 풀어봐야겠다. 그래도 풀리아에는 오지 마세요..ㅎ
 
다음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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