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겨울, 겨울도 아름다운 이탈리아 알토 아디제
이탈리아의 알프스가 있는 '알토 아디제'의 겨울
슬슬 기온이 내려가고 목요일에는 첫눈도 내렸다. 이제 제법 겨울 분위기가 나기 시작했다. 내가 사는 동네는 한국에도 잘 알려진 돌로미티가 있는 알토 아디제 지방이다. 알토 아디제는 이탈리아 알프스가 있는 지역답게 관광산업이 발달했다. 관광지니 봄, 여름, 가을이야 관광하기 좋은 시즌인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다양한 축제, 아름다운 산과 강,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수많은 액티비티들, 구경하기 좋은 쾌적한 날씨 등. 반면 겨울은 이태리 알프스 초원에 초록은 다 사라지고, 오후 4~5시면 해도 져버리니 왠지 별로일 것 같다.
온 사방이 눈, 겨울 액티비티
그런데 막상 겨울이 오면, 사방이 눈으로 뒤덮이고, 고요하면서도 마법 같은 분위기가 이곳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산이 많은 이곳에는 일단 스키장이 많고, 여러 동네에 야외 스케이트장을 연다. 작년에는 Meran2000라는 스키장에 가서 하기 싫다는 남편을 끌고 가 스키 초급자 강습을 받았다. 결국 남편도 스키를 좋아하게 되었다. Meran2000 스키장은 스키만 타기 좋은 게 아니라 주변 풍경도 절경이다. 5일 강습받는 동안 매일 같이 비디오와 사진 촬영을 하느라 바빴다.
올해는 볼짜노 레논이라는 곳에 스케이트도 타러 가볼 생각이다. 야외 스케이트장이 다음주부터 개장인데 국제대회하는 아레나도 있고 주변 풍경도 아름답기고 유명하다.
이탈리아에도 있다, 크리스마스 마켓
겨울 하면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마켓은 빼놓을 수 없는 알토 아디제의 자랑. 다음주면 볼짜노, 메라노를 비롯한 알토아디제의 거의 모든 마을에서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린다. 거의 한 달 반정도 지속되는 이 행사에서는 글뤼바인같이 따뜻한 와인 같은 마실거리, 먹거리를 비롯해 각종 핸드메이드, 소상공인들의 가판대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흥미로운 점은 보통 독일인 관광객이 주를 이루는 이 지역에 겨울에만 유독 이탈리안 관광객들이 많아진다는 점이다. 이유는 크리스마스 마켓이라는 문화가 자체가 독일어권 문화이기 때문. 다른 글에서 몇 번 언급한 적이 있지만, 알토아디제 지역은 역사적으로 오스트리아 티롤 지방에 속했던 곳이라 현지인들은 독일어 방언을 쓰며 그 전통을 고수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탈리아 공식 지역 명칭은 '알토아디제'지만 이 지역 사람들은 '남티롤(Südtirol)'이라고 부른다는 것.
겨울이 문 앞에
아무튼 매 계절이 끝날 때마다 그를 보내는 아쉬움과 함께 다음 계절이 가져오는 설렘이 어마어마하다. 원래 겨울을 딱히 좋아하지 않는 나는 금요일, 온 세상이 하얗게 된 아침, 출근길 풍경 감상을 하면서 내게 주어진 모든 것들에 큰 감사를 느꼈다. 이제 11월의 말, 본격적인 알토아디제의 겨울 시즌이 시작될 타이밍. 이번 겨울은 또 어떤 재밌는 일들로 채워볼까. 기대가 되는 계절의 시작이다.